뇌졸중 후 재활을 시작한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제는 편측마비입니다.
그러나 그와 더불어 종종 간과되기 쉬운 ‘편측무시(hemispatial neglect)’는 환자의 일상생활 적응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인지 장애입니다.
특히 왼쪽 편측마비 환자들에게서 편측무시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은 임상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편측무시의 정의, 왜 왼쪽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지에 대한 신경학적 원인, 효과적인 시야재활 방법과 일상생활 꿀팁까지 모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편측무시란? 단순한 ‘시력문제’가 아닙니다.
‘편측무시’는 단순히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시력 문제가 아니라, 뇌의 손상으로 인해 특정 방향의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가장 흔한 예가 좌측 편측무시로, 환자는 좌측 공간이나 사물, 사람, 심지어 자기 신체 일부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다음과 같은 일상 속에서 쉽게 드러납니다.
- 식사할 때 접시의 왼쪽 음식을 남김
- 글을 읽을 때 문장의 오른쪽만 읽고 넘김
- 휠체어 주행 시 왼쪽 벽에 자주 부딪힘
- 옷을 입을 때 왼쪽 팔이나 다리는 깜빡함
왜 편측무시는 왼쪽 편측마비 환자에게서 더 많이 나타날까?
편측무시는 뇌의 손상 부위와 관련된 신경학적 특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뇌졸중의 경우, 우측 대뇌반구 손상이 일어날 때 좌측의 공간을 무시하는 편측무시가 흔히 나타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1. 우측 대뇌반구의 시공간 처리 능력
: 인간의 뇌는 기능이 좌우로 나뉘어 있는데, 우측 대뇌반구는 시공간적 인지와 주의(attention)의 분포를 전체적으로 담당합니다.
즉, 오른쪽 뇌는 왼쪽과 오른쪽 공간을 모두 처리하지만, 왼쪽 뇌는 주로 오른쪽 공간만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측 뇌가 손상되면 왼쪽 공간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저하되는 반면, 좌측 뇌가 손상되었을 때는 우측 공간 인식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왼쪽 편측마비 환자들(= 우측 뇌 손상 환자들) 에게서 편측무시가 더 자주,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2. 무시의 인지적 특성
: 편측부시는 본인이 그 공간을 ‘못 보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불편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재활치료의 시작조차 어렵게 만들며, 보호자의 꾸준한 유도와 자극이 필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야재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편측무시 환자의 시야재활은 하루아침에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훈련을 꾸준히 반복하면 점진적인 인지 개선과 일상적 기능 회복이 가능합니다.
1. 시각 스캐닝 훈련 (Visual scanning training)
: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좌측 시야로 시선을 반복적으로 유도하는 훈련입니다.
- 신문이나 책을 읽으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 이동 유도
- 좌측에 있는 물체 찾기 게임
- 왼쪽에 숨겨진 글자나 도형 찾기
반복적인 자극을 통해 뇌가 왼쪽 공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을 만들어 줍니다.
2. 프리즘 적응 훈련 (Prism adaptation)
: 프리즘 렌즈를 착용해 시야를 오른쪽으로 왜곡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좌측 방향을 보지 않고도 활동이 어려워지는 환경에 놓이며, 결국 좌측 공간에 대한 인식 훈련 효과를 얻게 됩니다.
3. 거울치료 (Mirror therapy)
: 거울을 활용해 좌우 대칭된 시각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뇌의 공간지각 기능을 자극합니다.
이는 특히 자기 신체의 왼쪽을 인식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일상생활 꿀팁 : 시야 인식 유도를 위한 환경 조성
시야재활과 병행하여 일상생활 속에서의 환경 조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1. 모든 자극은 ‘왼쪽‘에 배치하기
- 침대나 의자에서 TV, 창문을 왼쪽에 두기
- 보호자가 항상 왼쪽에서 말 걸기
- 음식은 접시의 왼쪽에 많이 담기
- 가전제품 스위치, 리모컨을 왼쪽에 두기
2. 시각적 마킹 활용
: 테이블, 거울, 문 등에 형광 테이프나 눈에 띄는 색깔 표시를 붙여 좌측의 공간 경계를 인식하게 도와줍니다.
3. 루틴화된 ’왼쪽 탐색 활동‘ 넣기
- 아침마다 거울 보며 좌측 얼굴 체크하기
- 독서 시 손가락으로 문장 따라가기
- 왼쪽에 있는 물건들 이름 말하기 연습
보호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 함께 만드는 회복의 길
편측무시는 환자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의 관찰, 반복적인 유도, 꾸준한 훈련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왜 자꾸 왼쪽을 못 보는 거지?”라고 답답할 수 있지만, 뇌는 꾸준한 자극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하루하루의 작은 반복이, 뇌 기능 회복의 큰 길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 꾸준함이 회복의 열쇠입니다.
뇌졸중 후 편측무시는 인지 기능과 공간 지각의 손상이 겹쳐 환자의 일상 복귀를 어렵게 만드는 도전이지만, 정확한 정보와 지속적인 훈련, 환경 조성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눈이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뇌가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환자 중심의 맞춤형 재활에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다시 삶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회복은 느리지만, 확실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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